
5월 제철 회로 먹어야 하는 어종은 숭어(보리숭어), 도다리(문치가자미), 멍게, 갑오징어, 농어 5가지다. 이 중 숭어와 도다리는 “봄에 맛없다”는 선입견과 “봄이 제철이다”라는 말이 동시에 돌고 있어 어느 쪽이 맞는지 헷갈린다. 정확히 말하면 둘 다 맞다. 숭어는 종류가 두 가지고, 도다리는 봄에 많이 잡히지만 살 맛은 오히려 5월 이후가 낫다. 멍게는 5월 한 달이 사실상 전부다. 지금 어떤 횟감이 살이 올랐고, 어떤 건 이미 지났는지 어종별로 나눠서 정리했다.
5월에 생선 살이 오르는 이유부터 알아야 한다
생선 살맛은 지방 함량과 직결된다. 산란기 직전에 생선은 에너지를 비축하기 위해 먹이 활동을 왕성하게 하고, 이때 근육에 지방과 단백질이 최대로 쌓인다. 그 시점이 해당 어종의 제철이다. 반대로 산란을 마친 직후에는 몸에서 에너지가 빠져나가 살이 푸석해지고 맛이 떨어진다. 5월은 어종에 따라 산란 직전인 것도 있고, 이미 산란을 마친 것도 있어 어종 구분 없이 “5월 제철 회”라는 식으로 접근하면 맛없는 횟감을 고를 확률이 높아진다.
보리숭어: 5월 최고의 가성비 횟감
숭어는 두 종류다. 눈이 노란 **가숭어(밀치)**는 겨울이 제철이고, 눈이 검은 **표준명 숭어(보리숭어)**는 봄이 제철이다. 5월에 먹어야 하는 건 보리숭어다. 보리가 익을 무렵 가장 맛있다는 뜻에서 이름이 붙었다. 겨울 동안 먼바다에서 살을 찌운 뒤 봄 산란을 위해 연안으로 들어오는 시점이라 이때 살이 가장 탱글탱글하고 단맛이 강하다. 눈을 가리고 블라인드 테스트를 진행하면 겨울 끝물 방어와 착각할 정도라는 평가도 있다.
산지에 따라 맛이 완전히 달라진다
전남 진도, 완도, 거제, 통영 등 물살이 세고 맑은 남해안권 숭어가 좋다. 물살이 거센 환경에서 자란 숭어는 근육이 발달해 회로 썰었을 때 씹을 때마다 사각거리는 단단한 식감이 난다. 반대로 내만의 뻘이 많은 곳에서 자란 숭어는 흙냄새가 날 수 있다. 시장에서 산지를 물어보는 것이 고르는 가장 빠른 방법이다.
가격 대비 맛이 가장 뛰어난 시기
5월 숭어는 광어나 우럭 대비 절반 이하 가격에 비슷하거나 더 나은 식감을 낸다. 회를 자주 먹는 사람들 사이에서 “지금 시기 숭어가 돔보다 낫다”는 말이 나오는 데는 근거가 있다.
봄 도다리, 맛있다는 말은 절반만 사실이다
“봄 도다리”라는 말이 워낙 유명해서 5월에 도다리를 찾는 사람이 많다. 그런데 봄 도다리가 맛있다는 말은 정확하지 않다. 도다리(문치가자미)는 가을부터 겨울 사이에 동중국해에서 산란하고, 봄에는 산란을 마친 직후 연안으로 올라온다. 산란 직후라는 건 살에서 지방이 빠진 상태라는 뜻이다. 살이 푸석하고 맛이 약하다. 봄이 도다리가 많이 잡히는 철이지 맛이 좋은 철은 아니라는 게 수산 전문가들의 공통된 설명이다.
봄 도다리쑥국이 유명해진 진짜 이유
봄에 도다리가 연안에서 많이 잡히다 보니 소비가 필요했고, 회로는 맛이 떨어지는 도다리를 국거리로 활용한 게 도다리쑥국이다. 즉 도다리쑥국은 도다리가 맛있어서가 아니라 많이 잡혀서 생긴 요리다. 도다리회를 먹고 싶다면 5월 이후, 살이 다시 오른 6~9월 사이가 훨씬 낫다.
멍게: 5월이 전부다
멍게는 5월 한 달이 제철이라고 봐도 무방하다. 4월 말부터 먹을 수 있지만 맛의 절정은 5월이고, 6월을 넘어가면 수온이 오르면서 물러지거나 풍미가 약해진다. 특유의 향이 강해 호불호가 갈리지만 제철 멍게의 맛은 다른 달과 비교 자체가 안 된다. 시원하고 쌉쌀하면서 바다향이 진한 멍게 특유의 맛이 가장 강렬하게 살아있는 시기다. 지방질이 거의 없어 해삼, 해파리와 함께 저칼로리 수산물 3종으로 꼽힌다. 멍게비빔밥이나 그냥 회로 먹는 두 가지 방법 모두 5월 한정으로 시도해볼 만하다.
갑오징어: 쫄깃함이 절정인 시기
갑오징어는 봄에서 초여름 사이가 제철이다. 5월에 연안으로 몰려오는 시점에 잡힌 갑오징어는 살이 두텁고 쫄깃한 식감이 강하다. 일반 오징어와 달리 씹을수록 단맛이 나고 담백하다. 회로 먹으면 두꺼운 살점에서 나오는 식감이 광어나 우럭과 전혀 다른 경험을 준다. 초장보다 소금·참기름 조합에서 단맛이 더 잘 살아난다.
농어: 5월부터 살이 오르기 시작하는 어종
농어는 5월부터 9월이 제철이다. 수온이 올라가면서 먹이활동이 활발해지는 봄 이후가 살이 오르는 시점이다. 5월은 제철 초입으로, 본격적인 맛의 절정은 6~7월이지만 지금도 충분히 먹을 만한 상태다. 농어회는 살이 두껍고 탄력이 있어 씹는 맛이 강하고, 담백하면서 은은한 감칠맛이 난다. 자연산과 양식 간 맛 차이가 큰 어종이어서 자연산을 택할 수 있다면 그쪽을 권장한다.
5월 제철 횟감 한눈에 정리
| 어종 | 제철 여부 | 맛 특징 | 주의사항 |
|---|---|---|---|
| 보리숭어 | ★ 지금이 최적 | 탱글탱글, 단맛 강함 | 눈 검은 종 확인 필수 |
| 멍게 | ★ 5월이 사실상 마지막 | 시원·쌉쌀, 바다향 | 6월 넘으면 급격히 떨어짐 |
| 갑오징어 | ★ 절정 | 쫄깃, 담백한 단맛 | 소금·참기름 조합 추천 |
| 농어 | 제철 초입 | 두껍고 탄력 있음 | 자연산 여부 확인 |
| 도다리 | △ 봄은 맛 약함 | 산란 후라 살 푸석 | 회보다 쑥국으로 먹을 것 |
| 광어·우럭 | 연중 가능 | 무난, 담백 | 5월에 굳이 택할 이유 없음 |
5월 횟집에서 실수하지 않는 법
“오늘 들어온 거 뭐예요?” 한 마디가 가장 중요하다. 횟집에서 자체적으로 추천하는 당일 입고 어종이 그날 가장 신선하고 살이 좋은 횟감이다. 5월에는 무조건 숭어나 멍게를 찾기보다, 당일 수산시장 입고 상태에 따라 결정하는 게 현명하다. 노량진이나 통영, 거제 등 산지 인근 수산시장을 직접 방문할 수 있다면 5월 한정 어종들을 직접 고르는 것이 가격 대비 만족도를 가장 높이는 방법이다.
FAQ
Q. 5월에 먹으면 가장 맛있는 회는 무엇인가요?
A. 보리숭어와 멍게가 5월에 맛의 절정을 찍는 대표 어종입니다. 보리숭어는 단맛과 탄력이 절정이고, 멍게는 5월을 넘기면 급격히 품질이 떨어집니다. 가성비 기준으로는 보리숭어, 독특한 바다 향 경험 기준으로는 멍게를 추천합니다.
Q. 봄 도다리가 제철이라고 하던데, 5월에 먹어도 되나요?
A. 봄에 도다리가 많이 잡히는 건 사실이지만, 산란 직후라 살이 푸석해 회로는 맛이 약합니다. 도다리회는 6~9월 사이가 훨씬 맛이 좋고, 봄에는 쑥국 재료로 활용하는 게 맞습니다.
Q. 숭어회가 맛없다고 들었는데 5월 숭어도 별로인가요?
A. 눈이 노란 가숭어는 봄에 맛이 떨어지는 게 맞습니다. 하지만 눈이 검은 표준명 숭어(보리숭어)는 5월이 제철로 지방과 단맛이 절정에 달합니다. 시장에서 눈 색깔을 확인하거나, “보리숭어”로 달라고 하면 됩니다.
Q. 5월에 광어나 우럭을 먹는 건 잘못된 선택인가요?
A. 광어와 우럭은 연중 먹을 수 있는 어종이라 5월에 먹어도 나쁘지는 않습니다. 다만 5월에는 보리숭어, 멍게, 갑오징어처럼 지금 이 시기에만 최상의 맛이 나는 어종이 있어 그쪽을 먼저 택하는 편이 경험적으로 낫습니다.



